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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예술

사랑과 욕망 (4. 올가미)

욕망의 올가미

4. 올가미

여름 햇살은 낮 꼬리가 길어서 상대원동 산 꼭지에서 함몰되지 않고 “머뭇머뭇” 거리고 있었다.

비탈길로 어디론가 줄달음치는 자동차 꽁무니를 사무실 창가에 서있는 김달중 상무는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저녁 시간에 거래처인 회사손님을 어떻게 접대해야 할지 어지 중간하여 골몰하다 보니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멍해졌다.

간대로 쉽게 술집서 돈을 주고 손님과 같이 일탈하여 욕정을 풀어버리는 것보다 늙은 고목나무에 청춘의 불꽃을 피울 수 있는 불쏘시개가 필요하다는 간교한 생각을 했다.

생각다 못해 김상무는 언제나 샐쭉샐쭉 웃기만 하는 자신의 비서인 지숙의 얼굴을 언뜻 떠올렸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마음이 조급한 나머지 무작정 양심에 널판때기를 깔기로 결심이 서자 급히 지숙을 자기 방으로 불렸다.

갑자기 불러온 지숙은 분위기가 평소보다 다르다는 느낌이 들자 손가락만 만지작거리며 상무의 눈치를 보면서 무슨 말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부지불식간에 무슨 말부터 할지 몰라 어리벙벙한 김상무는 생뚱스럽게 저녁 퇴근 후에 술 한 잔 같이 하자고 했다.

갑작스러운 말에 지숙은 댕돌같이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절하면 업무에서 생트집 잡힐 것이 뻔했다.

거짓말로 빗대어 거절하면, 뒷맛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난색을 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눈치를 벌써 알아 체린 채신머리없는 김상무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기로에서 헤매는 지숙을 향해 혼자 나오기가 어려우면 친구와 같이 나와도 좋다는 말을 했다.

엉겁결에 고분고분 좋다고 대답을 하고 난 지숙은 상무를 향해 굽적거리며 인사를 하고 방을 나왔다.

여름날 오후 7시는 밝은 대낮 같아 회사를 빠져나오기는 빠른 시간이었다.

개미허리에 골뱅이 같은 배꼽을 겨우 가린 치마 끝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엉덩이를 흔들며 간소하게 차려입고 걷는 여인들을 귀태 나는 모습에 늙은 수위는 안경테 넘어 바라보았다.

아랫도리 힘 있을 때 돈 없고, 돈 있을 때, 아랫도리 힘없는 것이 곤궁한 인생행로라는 생각이 들자 앉은 의자를 한 바퀴 획! 돌려 않고 말았다.

시청 앞 “올인“에는 저녁 8시가 지나서야 검박한 옷차림으로 두 여인들은 도착했다.

술집 안은 생각보다 어두운 조명 때문인지 내부가 캄캄하여 잘 보이지 않아 더듬더듬 걸어 들어가서 눈조리개를 조이며 문 입구에서 있었다.

어둠이 익숙할 즈음 남자아이가 겸연쩍게 서있는 두 여인에게 다가와 안내를 하였다.

두려움과 호기심이 발동하였지만, 혜린은 생각 없이 지숙을 무턱대고 따라온 것이 후회막급이었다.

한 발자국씩 옮기며 사회는 구석구석이 돈과 권력 그리고 섹스가 잔존하면서 더럽고 추잡한 남자들의 욕정을 채운다는 생각을 혜린은 했다.

이빨 사이에 끼인 치석 같은 인간들은 허울만 고매한 인격을 내세우고 쭉정이뿐인 순간적 욕정을 채우기 위한 돈과 권력에 발부 둥치는 하등동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자들은 어둠 속에서 비치지 않는 태양빛을 꿈꾸며 추졸하게 해롱거리며 해바라기처럼 옮기며 비바람에도 몸뚱이를 지탱하며 산다는 가긍스러운 생각을 했다.

소년이 안내한 룸에는 넓은 이마에 광택을 발산하는 김상무와 낯선 남자가 채신머리없이 허둥거리지만 무척 반기는 모습이었다.

두 여인들과 두 남자들은 엉거주춤 서로 마주 보며 짝짓기 하듯 앉기가 무섭게 주책바가지 김상무는 술과 안주를 시켰다.

술판 벌어지기 전에 낯선 남자의 시선이 혜린 자신을 훑어보자 마음속으로 치욕감에 몸을 떨며 속으로 오사리잡놈, 18놈, 지랄 놈, 좀팽이 같은 놈이라고 욕을 했다.

후안무치한 김상무는 자리에 앉은 생물 같은 두 여인들을 보자 무척 기분이 좋은지 싱글벙글 거리며 옆에 앉은 겉보기에도 간사스러운 남자를 소개를 했다.

주면 머리 없어도 김상무의 간단명료하게 남자를 소개를 하자 그는 간교한 음성으로 인사를 했다.

두 여인들은 마음속으로 개나발 같은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미리 시켜둔 술과 안주가 들어왔다.

술판이 벌어지기 무섭게 허겁지겁 김상무는 술잔 돌리자 두 여인들은 처음엔 서로 아근 바근 다투듯 하다가도 못 이기는 듯이 마시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시간은 간데 온데 없이 사라지자 인간의 걸림돌이 되는 양심과 위선의 껍질을 벗겨버리니 천정의 유리구슬은 각양각색의 화려한 불빛으로 밀폐된 방안 가득히 채워지기 시작했다.

마파람에 게눈 감듯이 마시기 시작한 두 남자는 술이 창자로 내려가는 짜릿한 쾌감에 비례하여 생각은 빨리 서로 짝짓기하고 싶어 안절부절못했다.

술 마신 시간이 길수록 올가미에 걸린 두 여인들은 화려한 대리석 바닥에 풀잎처럼 길게 누워 빗장 풀듯이 온몸을 활짝 헤치고 내일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욕정을 풀고 싶었다.

하등동물처럼 고주망태가 되어도 산전수전 다 겪은 두 남자는 눈치가 빠르게 각각 한 여인씩 물 만난 독수리가 물고기 채가듯 각자의 룸으로 들어갔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온몸에 힘이 빠지고 혼매해진 두 여인들은 부닥친 현실을 두부 목 자르듯 남겨놓은 미래에 대한 생각의 꼬리를 잘라버렸다.

귀여운 두 여인의 쥐 뿔 같은 운명적인 시간은 알 수 없는 곳으로 돌멩이처럼 빠르게 날아가고 있었다.

원치도 않았던 욕정에 칡덩굴처럼 엉킨 지난밤에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듯, 지숙은 엉덩이를 하느작하느작 거리며 찻잔을 들고 초심 고려 기다리는 김상무 방으로 들어갔다.

쿵덕거리며 찻잔을 들고 들어서는 지숙의 경거망동한 행동은 온데간데없자 아연실색한 김상무는 열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헷갈리는 지숙의 태도에 대하여 강심장인 김상무도 지난밤의 일이 너무 갑갑하고 궁금하여 마음고생한 나머지 찻잔을 탁자에 놓고 나가는 지숙의 손목을 용기를 내어 잡았다.

엉겁결에 잡은 손목을 뿌리칠 새도 없이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는 훼방꾼에 당황한 김상무는 편수용 책상 밑에 지숙의 몸뚱이를 우격다짐 구겨 넣었다.

살포시 방문이 열리며 얼굴을 슬그머니 내민 사람은 하얀 얼굴에 긴 생 머리 한 오지랖이 넓은 혜린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한 손으로 방문 설주를 잡듯이 출입문을 잡고 머리만 삐죽삐죽 조금씩 내밀면서도 안으로는 들어오지는 않고 눈만 멀뚱멀뚱 처다 보고 있다.

방문 닫고 가기를 확수 고대하는 김상무는 요절 복통할 일이지만, 책상 밑에 자신의 다리 사이에 쪼그리고 앉은 지숙 때문에 주책없이 대물이 꼴려 바지 위로 뿔끈 솟았다.

욕정이 솟아 얼굴을 붉으락푸르락거린 김상무는 뻘떡거리는 대물을 볼때기가 튀어나오도록 물고 있는 입속을 화로 속에 부젓가락 휘 젖듯이 했다.

머리를 잘레 흔들며 이상한 동물소리를 간헐적으로 되풀이하는 김상무 책상 앞에 혜린은 촐싹거리며 들어오는 돌발적인 행동에 따따부따 한마디 못하고 그저 안절부절못하며 서있다.

귀를 쫑긋 세우듯이 바짝 다가선 혜린은 모든 것을 알고 비아 낭 거린다는 듯이, 호락호락 넘어가 모른척하고 맨꽁무니 뺄 것 같지가 않고 진득 되고 있다.

매사가 후안무치한 김상무는 앞에 빈둥거리며 누가 있든 말든 자신의 욕정을 억제하지 못한 상황이 되자 동물적인 성애를 멈추지 못했다.

더욱이 귀여운 여인이 보고 듣는 상황에는 사랑의 감정은 더 고조되어 춤바람을 일으키기에는 아주 적격이었다.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생각과 행동이 뒤범벅이 되어 갈팡질팡하는 본능적인 가연은 산대 놀음으로 훨훨 불타올랐다.

혼합이 된 사랑의 행위는 판단할 수 없는 감미로운 시간 속으로 어디론가 가쁘게 흘려만 갔다.

요망의 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