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둔치
가슴속에 가시 돋친 장미 가지를 꺾어 들고
바람 불어 파도치는 한강 둔치에 홀로 서니
한강 건너 63빌딩 저녁노을에 불꽃처럼 타고
괴로운 마음속 위선의 껍데기를 벗기고 섰다.
올 것만 같고 잡힐 것만 같은 장밋빛 꿈은
흘러서 가는 강물인가, 떠나가는 구름인가,
석양에 한강 둔치의 강 풀잎들은 유혹하며
귓속말로 강 건너 희망의 꿈이 있다고 한다.
꿈을 부른 유람선 뱃고동 소리에 파도치면
강물 속의 물고기 하늘 높이 솟아오르면서
한강 둔치에 꿈의 씨앗 뿌리라고 소리치고
한강철교에 매달린 저녁노을 마음 달래준다.
시련의 연금사가 된 나는 한강 둔치에 서서
끊을 수 없었던 정치철학에 생명을 불어넣고
운명은 한 번의 기회를 주지 않고 팽개쳐도
더 높고 깊은 개혁의 정치사상을 펼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