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학의 논쟁
한국철학사를 보는 쟁점은 남한은 관념론과 북한의 유물론의 대립의 논쟁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남한의 철학사의 주된 관점은, 북한에 비하여 다양하며,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관념 체계를 철학의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북한처럼 왜곡은 많지는 않지만 주로 주자학이나 불교의 관념 체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므로 남한의 철학사는 형이상학적 관념체계로서의 연역적 방법으로 세계 전체를 설명하고자 하므로 일반인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들고 난해할 수밖에 없었다.
주자학에서도 우주론, 인간론, 수양론, 사회 정치론 등 연역적 방법이 주로 형이상학적 원리의 설명을 하고 있다.
남한의 철학사의 변천은 관념과 개념을 실증적으로 연구하는 실증주의가 주류이며 세상을 변혁시키려는 입장이 아닌 철학으로서, 역사의 흐름에 따라 관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관념 체계를 발전시키었다.
그러나 남한은 철학사의 발전을 인정하면서도 어떻게 발전해갔는지, 철학사에 나타나는 형이상학적 관념체계를 명쾌하게 파악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했다.
다음은 북한 철학사의 주된 관점은, 마르크스 레닌주의적 관점에서 유물론과 관념론, 변증법과 형이상학의 투쟁의 역사로 보고 있으며, 철학사는 중국의 관점에 따라 유물론과 변증법의 승리의 역사라고 했다.
북한은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지배적 사상인 불교는 현실에서 계급 억압에서 오는 고통을 종교적 정신수양으로 벗어나라고 함으로써, 계급투쟁을 중시하고 현존 질서를 받아들이게 한 이론이었다.
조선시대의 지배사상인 주자학의 견해에서 유물론과 변증법의 특징은, 변증법적 유물론을 변증법과 유물론으로 나누고, 관념론과 유물론을 변증법은 음양 대대(對待)의 논리로 이해하고 있다.
여기서 유물론의 문제는 철학사가 “유물론과 유심론의 투쟁의 역사”라면, 무엇이 유물론이고 유심론인가? 따라서 가르는 기준이 물질과 정신이라는 이론은 리는 관념이고 기는 물질이라고 단정하였다.
그러면, 리를 강조한 이황은 유심주의자이고, 기를 강조한 서경덕은 유물론자가 되었다는 것이 되므로, 주자학 개념의 틀 안에서 리=기 관계의 추적만 힘쓰게 됨으로써, 오히려 전통 주자학의 형이상학에 그대로 매몰되어 유물론과 변증법에서 출발을 하였지만, 주자학이라는 관념론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 되었다.
변증법의 문제로는, 조선철학사에서는 언급이 매우 적은 것은, 역사적 유물론보다 변증법적 유물론을 중시하기 때문에 주로 음양의 논리나 “하나 속에 둘이 있고, 둘 속에 하나가 있다는 논리와 관련 지어 언급할 뿐이다.
그러나 변증법도 기존 주자학의 성분을 분석하는 시약(試藥)이나 표찰에 불과한 것이며, 한 사회의 갈등 또는 역사적 변화과정을 분석하는 논리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었다.
결국, 한국의 철학의 정체성은 서구 제국의 침략과 더불어 시작되었으며, 당시의 지식인들의 관심은 새로운 근대 국가의 건립에 따른 새로운 이념에 대한 세계관의 정립이 문제시되었다.
따라서 한국인의 주체적인 철학이 없다는 부재론은, 외부에서 들어온 철학뿐이며, 불교나 주자학은 모두 중국에서 들어왔으며, 실학이나 고증학도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일본 강정 시대의 이론은 모두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시키기 위하여 날조된 것이었다.
반면, 고유적인 민족주의 이론은, 부재론을 반발하여 불교, 유교, 도교 등 중국에서. 들어온 것을 제외하고는 단군신화나 화랑도, 무속신앙은 우리의 철학사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유론에 반하여 서구의 보편주의는 초창기의 선교사들의 시각에서 나타나며, 한국은 미신과 인습에 잡힌 나라였으며, 전통사상과 철학은 근대 이성 혹은 합리주의에 의하여 부정되어야 할 대상으로서 서구 근대의 보편성에 대한 신화적 믿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