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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사상

유불논쟁의 쟁점

유불논쟁의 쟁점

1. 논쟁의 배경

불교는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는 전성기가 되었으며, 이러한 사회적인 영향력으로 유학을 압도하였다.

현실적으로는 유학의 이념이 정치, 교육제도 등에서 근간을 이루고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불교가 제공하지 못하는 세간 법(世間法)에 대한 보조적인 기능을 제공하는데 그치었으며, 현실적으로는 유. 불도의 우열과 주도적 역할분담의 전제 아래 상호 간의 존립 가치를 인정하며, 상호 간의 병립을 유지하였다.

그려 시대는 불교가 번영하였으나 왕실에서 불교의 과도한 성장은 말기에는 부작용으로 사상적 측면에서 내적으로 독창성을 상실하고, 사상적 심화를 이루지 못하였으나, 선종과 교종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외적으로는 현실적 권력과 밀착함으로써, 사회윤리의 규범적 감당하지 못하고, 민간신앙과 결합하여 개인적 안심입명이나 기복을 위한 세속 신앙으로 전략하였다.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권력과의 밀착을 통해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여 각종의 사회적 폐단을 초래하였다.

불교의 사상적 측면에서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자 새로운 이념으로 부응한 주자학은 유학파와는 달리 불교의 이론으로 시대적 요구에 충실하게 되자 유불논쟁은 주자학의 수용과 보급에 따른 주자학 자들의 배불론에서 촉발되었다.

조선 초의 불교의 배불론에 대한 체계적인 형태는 정도전에 의해 이성계 중심으로 한 숭유배불정책을 실현함으로써, 날로 불교의 입지가 위축되었다.

2. 유불논쟁의 쟁점

불교는 옛 성인의 도와 다른 이단의 가르침이라는 배불 논의 근거로 삼은 것은, 불교가 중국이 아닌 서역에서 생긴 것이라는 점보다 유학의 가르침과 상이하다는 것이었다.

불교는 출가해서 현세간의 일상적 윤리, 효와 충의 도리를 저버리는 인류를 부정하고, 나라에 해를 끼친다는 점이며, 유학은 가족과 국가를 두 개의 중심으로 윤리적 핵심인 효와 사회윤리의 핵심인 충으로서, 윤리원칙의 타당성을 가지며, 이러한 심성론의 확립을 통해 강화한 것이 주자학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는 현세간의 애와 욕에 기인한 고통을 실존적 생활에 대한 통찰로서 윤회의 굴레를 벗어난 경지를 성취하기 위하여 현실적 인간관계에 기인하는 윤회의 원천인 애욕을 끊기 위해 출가수행을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유학은 세계의 실 유성을 근거로 현실세계를 긍정한 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도덕적 주체로 파악하여 인간의 도덕적 본성의 실현으로 조화롭고 질서 있는 현실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세계를 부정하는 불교는 현실적인 인간의 실존 상황에 대한 고찰을 통해 현실을 넘어서며, 인간의 실존 상황은 인연에 의해 일어나고 생기며, 본질이 아닌 가상을 고정불변의 실체로 간주하여 집착하는 고통과 번뇌 속에 처한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몸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생기는 가상임에 대한 집착을 버림으로써, 일체의 고뇌서 벗어나며 열반의 경지에 이룬다는 것이다.

 

양자 간의 이런 차이 때문에 유학자들은 항상 불교의 출세간적인 가치지향과 그에 따른 출가수행을 주된 대상으로 삼아 유. 불의 차별성과 유학의 우월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불교도들은 불교는 인류의 실천을 포기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유학처럼 인륜의 실천을 중시하며 다만, 그 실천방법이 유학과 다를 뿐이라고 하였다.

결국, 불교에서는 정신의 불멸과 업보의 인과에 근거하여 윤회를 주장하면서, 사람의 육체는 음양이 흩어져 사라짐도 정신은 없어지지 않고 불멸하여 자신이 지은 업에 따른 보응을 받으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삼세를 윤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도전은 기의 모임과 흩어짐으로 생과 사를 설명함으로써, 불교의 윤회설의 근거가 되는 정신불멸 설을 비합리적이라고 비판을 하였다.

그러므로 만물을 구성하는 것은, 음양오행의 기로서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기의 모임과 흩어짐에 의한 것이지, 기가 모이면 태어나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하였으며, 불교의 업보 설은 비합리적이라고 비판을 하였다.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기에 의해 생겨나기 때문에 인간이나 사물들이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다양한 속성에 기인한다고 하였다.

불교의 교리와의 논쟁은 주로 기론적인 사유에 근거한 유학의 합리주의와 현실주의로서, 불교 교리의 비합리성과 초월적인 성격을 비판하였다.

그러나 유학의 합리성과 불교의 비합리성은 우열을 평가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유학의 본질은 경험적이고 상식적인 세계 속에서 인간의 도덕적 자각과 실천을 주된 관심사로 하는 윤리사상이며, 불교의 본질은 경험적이고 상식적인 세계를 넘어선 초월적 가치를 지향하는 종교 사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양자 간의 논쟁은 합리적 윤리주의나 초월적 종교주의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