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에로스와 이데아 철학
플라톤의 이름을 딴 플라토닉 러브라는 용어는,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자 마르실리우스 피치누스가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서 신을 향한 사랑이나 육체를 초월한 정신적인 사랑이라는 의미였으나, 오늘날은 정신적인 사랑을 대표하는 관용어가 되었다.
플라톤의 철학의 중심적인 언어 가운데 하나인 에로스는 사랑, 혹은 사랑의 신이라는 의미로서, 남성들 사이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노련한 성인이 멘토가 되어 신출내기 청년을 교육적으로 잘 이끌어가야만 한다는 말로써, 기독교 사상과 서양 철학의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철학에서의 에로스는 파이드로스, 향연 등에서 중심적으로 다루었으며, 향연에서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에로스의 개념을 인간은 원래 둥근 몸뚱이에 얼굴이 한 쌍, 팔다리가 두 쌍씩 달려있으며, 인간은 두 사람이 붙어 있는 모양에 따라 세 종류로 나눈다고 했다.
이러한 모양은 두 남성이 붙어 있으면, 해의 자손이고, 두 여성이 붙어 있으면, 땅의 자손이며, 남녀가 서로 붙어 있으면, 달의 자손이라고 했다.
이는 신의 노여움 때문에 반으로 갈라졌으며, 원래 하나였으므로 두 사람은 자신의 반쪽을 그리워하며 다시 만나기를 원한다는 것으로서, 둘로 나눈 두 사람이 다시 원래의 몸으로 합쳐지기를 열망하는 것이 에로스라 했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연인으로만 이루어진 국가나 군대를 만들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으며, 모든 병사가 연인과 함께 싸운다면 아무리 적은 세력이라도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여기서 연인관계는 동성애 관계를 의미했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인간이 사는 세계를 두 개로 구분하면서, 하나는 육체를 감각적으로 인식하는 사물의 세계로서, 이 영역은 가변적이고 불안정하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정신이 머무는 이념의 세계로서 참된 세계이자 영구불변의 세계이며, 인간이 접하는 사물은 이념의 세계에 속한 원형의 복사판에 불과하다고 했으며, 현실의 세계는 가짜이고, 진짜 세계는 이데아에 있다고 했다.
이러한 그의 이데아론은 이전에 없었던 철학 이론이었으며, 따라서 서양 철학사를 플라톤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책상 하나가 거울에 비추고 있다고 하면, 거울에 비친 책상은 진짜 책상의 모사일 뿐이므로 현실의 모든 사물은 이데아에 존재하는 사물의 모사이라는 것이다.
이데아는 감각적인 개별 사물을 초월하며, 보편적이면서 영구불변이라는 것과 같이, 영혼 역시 이데아에 근접해 있어 생로 변사로 끊임없이 변하는 육체에 비해 영혼은 근원적이고 불변한다는 것이다.
결국, 선의 이데아는 최고의 이데아로서, 눈으로는 인식할 수 없고 마음의 눈, 즉 순수한 이성적 사유에 의해서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데아의 세계는 우주 저편에 존재하며, 다섯 개의 하늘 가운데 가장 높은 최고 천이라고 했으며, 인간의 영혼은 육체에 들어오기에 앞서 우주 저편에 있는 이데아에 속한다고 했다.
영혼은 이성의 힘으로 육체적인 차원에서 벌어지는 저열한 여러 감각을 끊고 잊어버린 이데아의 세계를 다시 떠올려야 하며, 만약 영혼이 이 일을 해내지 못하면, 영혼은 육체를 통해 계속 윤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철학자들이 무지한 자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계몽의 맥락 이서 자주 인용하듯 플라톤은 이데아의 설명하는 과정을 동굴에 비유하였다.
그는 인간이 보고 느끼는 이 세계의 모든 것은 동굴 안쪽 벽면에 투영된 그림자와 같으며, 인간은 이 허상에서 벗어나 동굴 밖의 세계의 진정한 실체인 이데아의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즉, 인간은 물질적 차원의 욕망과 관련된 여러 감각들을 끊고, 이성적 사유에 의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