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연극에 관하여!
18세기 끝날 무렵부터 진화론 이후 전통적인 세계관과 가치관이 일대 변혁을 겪으면서, 인간의 존재를 결정하는 요소는 유전과 환경이라는 이론이 제기되었다.
인간의 모든 성격상 특징과 행동이 최대한의 행복을 성취할 수 있는 사실주의 문학과 예술의 성립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사실주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 하나의 사상은 꽁트(August Comte)의 실증주의 철학으로서 사회학은 모든 학문 중의 최고의 형식이며 지식은 사회의 개선을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극도 경험적이고 과학적 방법에 의존하여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은 오관을 통해 직접 경험 가능한 현실 세계로 국한되어 작가는 객관적 관찰자의 위치에서 머물며 있는 그대로 삶을 보여주어야 했다.
1860년경에 프랑스 중심으로 사실주의 연극의 계율들이 구체적으로 성립되어 희곡작가는 실세계의 진실한 묘사를 노력해야 하면서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여 자기 주변의 사회에 대해서만 작품을 써야 했다.
보수적인 연극비평가들은 주막집이나 하수구와 같다고 했지만, 사실주의자들은 삶을 진실하게 묘사하는 연극이야말로 가장 도덕적이라고 했다.
사실주의 연극의 정신을 훌륭하게 구현한 최초의 극작가는 입센(Ibsen)으로서 “인형의 집”은 사실주의 희곡의 효시이었으며, 그는 자신의 희곡에서 독백이나 방백 같은 부자연스러운 대사의 기법을 없앴다.
그는 모든 도입에 동기를 부여했으며 모든 장면을 대화, 장치. 의상, 소품들이 인물의 성격과 환경을 드러내도록 고안했다.
사실주의 연극이 발전하는 동안에 사실주의보다 극단적인 형태인 자연주의 연극 운동이 대두되었으며, 이 모두가 삶의 진실한 묘사를 목표로 하는 것이 공통점이었다.
자연주의자들의 예술은 방법 면에서 철저히 과학적이며 인물의 모든 성격과 행위는 유전과 환경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 묘사했다.
사실주의 연극 운동은 치밀한 연기 연습과 연극을 이루는 모든 요소의 총체적 조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연출가의 권한은 증대했다.
사실주의 연기 이론과 연출 개념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러시아의 스타니슬라프스키(Stanislavsky)이며, 그는 주로 체호프와 고리키의 작품을 정교한 사실주의 방식으로 공연하여 세게적인 명성을 획득하고 자신의 연기 이론을 확립했다.
우리나라는 1920년대부터 사실주의 연극은 “신극”이라는 용어로 통용되었으며, 신극은 애초에 신파극을 의미하다가 점차 사실주의 연극을 위주로 한 근대극(Modem Drama)을 지칭하는 용어로 굳어졌다.
1920년 박승희를 중심으로 조직된 “토월회”에서 공연하면서 서양의 근대극 작품들을 가지고 우리 관객들에게 사실주의적 연극의 첫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