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정사 황소의 힘 7
막걸리 술잔에 새끼손가락 집어넣고
몇 번을 휘휘 젓다가 들어서 올리면
술 방울은 손가락 끝에서 떨어지고
혀끝을 길게 뽑아서 술 방울 빨면서
총각김치 입이 터지도록 한입 씹으며
손바닥으로 입을 닦는 술맛이 최고다.
대포 집 삐거덕거리는 나무 의자 앉아
대작하는 사람 없이 홀로 자작하여도
목줄에 터져 나오는 트림 냄새 맡으면
술맛 중에 최고 아니고 무엇이 있으리
제3공화국 황소의 힘으로 된 정치 면장은 아침부터 직원회의를 하고 난 후, 담당 마을 출장 보내면서, 나만 사무실에 남아 있으라고 했다.
황소힘의 정치 면장은 선거철에 지하 도관으로 흘려서 나온 검은돈 받았는지, 나만 제외하고 비밀히 직원들 주면서, 모두 출장을 보낸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그 시절이 많이 흘려서, 같이 근무했던 선배가 나에게 그때 봉급보다 나 몰래 비밀히 많은 돈을 받아서 나만 보면 죄책감이 들었다고 했다.
텅 빈 사무실을 심부름하는 아이 보고 있으라고 하고, 사무실 정문 앞 대포 집에서 공허한 마음 채울 길 없어 막걸리를 홀로 마셨다.
울진 야당 지구당 국회의원을 33살 결혼하지 않고 출마한 소택 형은 정치 생활이 너무 외로운지 부산서 공부하고 있는 나를 공무원 시험을 치라고 했다.
미래가 불확실한 나는 소택 형의 권유로 공무원이 되어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에서 기갑부대 제대하고 3개월 만에 시험을 쳐서 지방공무원이 되었다.
울진 관내 말단 면서기 된 나는 아침 출근을 하면 회의가 끝나자마자 도청에서 학인 감사가 온다며 도로 행정이 시작되었다.
도로 행정은 국도 바로 옆의 도로변 논부터 주인집을 찾아다니며, 논에 피 뽑아라, 농약을 쳐라, 추경하라, 객토하라 독려하는 행정업무이다.
아무리 독촉해도 논 주인이 말을 듣지 않으면, 도청 감사가 갑자기 출장오는 날에는 직원들이 비를 맞고도 농사일을 대신 했다.
농협에서 농번기가 지나 농약이 배당되면, 나는 담당 마을 배당받은 농약을 가지고 가도 비난만 받으므로 농가에 강매하지 않고 강가에 버리고 비용은 내가 물었다.
황소의 힘은 소택 형이 야당 정치한다는 이유로 말단 면서기인 나를 6개월마다 이면에서 저 면으로 승진도 시켜주지 않고 인사 발령을 했다.
인사 발령이 있을 때마다 불평 한마디 없이 마음속으로 많은 지역을 다니면 정치적 인적 자산이 되겠다는 생각했다.
말단 면서기의 생활은 매일 물먹은 솜처럼 고달프고 피곤했지만,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나는 밤잠을 자지 않고 사법 행정 예비시험 준비를 했다.
예비시험은 많은 수험과목과 1년에 몇 명을 뽑지 않아서 공부하기가 너무나 힘든 시험제도였다.
다행히 시험제도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시험을 칠 수 있는 제도로 변경되었다.
심적으로 마음의 부담을 들은 나는 낮에는 직장에서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밤에는 졸음과 싸우며 행정고시 시험 준비를 하숙집에서 했다.
당시의 3급을 행정고시 시험은 서울, 부산, 대전, 광주 4곳이 응시 장소였으나, 나는 부산에서 2번이나 응시를 했다.
울진 농고를 나온 나는 다른 과목보다 영어에서 두 번이나 1차 시험 영어 과목에서 낙제가 되어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다.
성공의 기회는 아무리 노력해도 오지 않는다는 생각과 판단을 한 나는 27살에
행정고시를 포기했다.
나에게는 빛은 사라지고 어두움만 있는가,
운명은 희망을 주지 않고 괴로움만 주면서,
무거운 짐만 지고 높은 산을 오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