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정사 빙산의 일각 14
도관으로 흐르는 부패한 검은돈을 받는다면
정치인의 정치적 생명 줄은 단절될 것이며
투명하고 정의로운 정치사회가 부패할 것이다.
1987년 헌법기관인 중앙부서에서 하급 기관으로 쫓겨 나온 심정은 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하고 분했다.
사무실 근무하면서 정당에 관한 정치자금 업무를 담당하면서, 서울 관내 도서관을 전부 다니며 몇 년 동안 업무에 관하여 수집한 자료를 전부 가지고 왔다.
공직 생활이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원칙이지 시험에 떨어졌다고 아래로 내려가니 자존감이 허용되지 않았다.
생각다 못한 나는 대학원에 석사논문도 써야 하므로 업무의 전문 분야인 정치자금부터 책을 출판해야겠다는 생각 했다..
흔히,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면, 생각하여 말없이 실천하거나 하지 않거나, 말하고 실천하지 않거나, 나는 먼저 말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격이었다.
직장에 출근하여 매일 업무를 한다며, 책의 내용을 쓰고 있는 나를 보고 과장은 무슨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했다.
업무에 관련된 정치자금 내용이라고 하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나중에 현재 정치권력에 대한 정당의 정치자금 조달 내용이 알려지자, 상급 기관부터 기관 전체가 야단이 났다.
이 시기에는 정치권력에 대하여 개인이나 법인, 기업체가 정치자금 기탁금이나 후원금은 대외비로 취급했다.
특히, 예를 들면, 집권당에 대한 전경련, 상공회의소 등의 지정기탁금 등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중앙과 상급 기관이 원고를 회수하기 위해 야단법석이었다.
서울시 상급 기관의 책임자는 출장 와서 원고 회수 문제로 과장을 못살게 했으나, 나의 결심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매일 원고 내용은 컴퓨터가 없는 시대라 퇴근하여 충무로에 가서 타자 치라고 맡겼다.
“정당의 정치자금 연구”라는 책이 완성되자, 나는 광화문에 유명한 S 호텔 특실에서 1987년 3월에 출판기념회를 했다.
출판기념회는 Y 대학교 대학원생들과 야당 정치인들이 모였으며, 시대적으로 정치자금에 관한 책을 출판한 나의 용기에 대하여 칭찬했다.
출판기념회의 전날 남산에서 초청 강연을 한 J 씨가 축하하려고 오겠다는 것을 야당 정치인들이 있다며 거절했다.
출판기념회가 끝나자마자 이름 있는 출판사가 전국적으로 유명서점부터 책을 깔았다.
상급 기관의 높은 사람이 나를 사무실에 불렸으나, 나의 앞에서는 직접 책을 회수하라고 하지 못한 것은, 정치 문제화될까? 하는 생각을 한 것 같았다.
5 공화국에서는 교수들은 신문에 정치자금에 관한 기사를 한 줄도 못내는 이러한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국에서 최초로 정치자금에 관한 책을 출판한 용기가 있었던 것은, 아마 승진시험에 떨어지도록 한,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저항이었다.
결국,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비밀을 책으로 공개함으로써, 사법처리의 대상으로 상급 기관에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국민이 알 권리가 있으므로 업무는 비밀이 될 수 없다는 생각과 판단을 했다.
정치자금 책이 정치권력에 영향을 받았는지 직장에서 문제가 확대되면서, 중앙에서 같이 근무했던 나의 직속상관이 목이 날아간다는 소리를 직접적으로 하게 되자 옛날 정이 생각이 났다.
생각을 바꾼 나는 마음이 편해지면서, 출판사에 이야기하여 책이 판금 조치가 되었으니 전부 회수하면, 비용은 나중에 준다고 했다.
그 이튿날 서울 시내 이름 있는 서점을 돌아보니 책은 한 권도 없이 사라져 버리게 되자, 마음은 너무나 허전했다.
1987년 12월 Y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논문 심사가 있었으나, 나의 논문 내용이 “한국의 정치자금에 관한 연구”를 대학원 원장은 절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고 했다.
Y 대학교 정치학 교수로서 정평이 나 있는 나의 지도교수 H는 자신이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면서 강력히 주장해서 통과되어 어렵게 석사학위 받았다.
지도교수의 고마운 마음에 스승의 날에는 서울 근무하는 동안은 평창동에 있는 지도교수의 집에 사과 한 상자를 보냈다.
그 후, 정치자금에 관한 책은 이 분야에서 원조가 되면서, 정치학 교수이든 대학원 학생이든 나의 책이 인용되어 참고문헌에 기재되었다.
더욱이 전남 국립대학교 교수 K는 나의 책을 학위논문에 인용하라고 했다며, 많은 학생이 서점에 절판되어 없다고 전화가 오게 되자 책값을 받지 않고 보관한 책을 보냈다.
무엇보다 정치자금 분야에서 누구보다 학문의 선구자로서 존재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특히, 정당이나 정치인 개인이 아무도 모르는 도관을 통하여 유입되는 검은돈을 받는다면, 정치적 생명 줄은 단절될 것이다.
정당 또한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부패 자금을 부당하게 수탁한다면, 빙산의 일각처럼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은 적어도, 보이지 않는 뿌리의 실체는 크므로 정당의 몰락은 막을 수 없는 것이 정의이며 진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